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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학습은 일상 민주주의의 산파(産婆)”

대토론회 이슈 스피치 3개국 대표 ‘일상 민주주의 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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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 이번 호는 제2회 서울 평생학습대토론회에서 이슈스피치 연사로 참석한 미국 민주주의 운동단체 ‘Everyday Democrcy’ 이사 브루스 말로리(Bruce L Mallory)와 스웨덴 최대의 교육단체인 ‘스웨덴성인교육협회’(ABF) 대표로 참석한 커스티 졸마(Kirsti Jolma), 일본 시부야 시민대학의 자원 활동가 유리 아오키와 나눈 ‘평생학습과 일상 민주주의’에 관한 대담을 담았습니다.
웹진 <다들>의 발행인인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김영철 원장이 인터뷰 진행자(인터뷰어)로 나섭니다.

‘평생학습과 일상의 민주주의’라는 생각의 뿌리를 공유하고 있어서였을까? 한국의 전통 한정식상에 둘러앉은 세 사람은 마치 오랜 친분이 있는 사이인 듯, 시종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화기애애하게 만찬 겸 좌담을 이어갔다.

미국의 민주주의 운동단체인 ‘Everyday Democrcy’ 이사인 브루스 말로리(Bruce L Mallory)와 스웨덴 최대의 교육단체인 ‘스웨덴성인교육협회’(ABF) 대표로 참석한 커스티 졸마(Kirsti Jolma), 일본 시부야 시민대학의 자원 활동가 유리 아오키. 이번 대토론회 준비팀이 오랜 탐문 끝에 이른바 ‘민주주의 선진국’에서는 일상 민주주의가 어떻게 작동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전해줄 사람으로 선정한 세 나라의 대표들이다.

이들은 대토론회가 열리기 전날인 9월 20일 오후에 앞서거니 뒷서거니 한국에 도착했다. 이들은 21일 대토론회가 열릴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 근처 여의도 켄싱턴호텔에 여장을 풀자마자 지친 기색도 없이 만찬을 겸한 좌담회 자리에 참석하는 열의를 과시했다.



남도 한정식에 막걸리 반주하며 일상 민주주의를 논하다


만찬 겸 좌담은 숙소 바로 옆에 자리 잡은 전통 한정식 식당 대방골에서 이날 저녁 6시30분부터 8시까지 1시간30분 동안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김영철 원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좌담에는 일본의 아오키 활동가와 동행한 일본 수도대학도쿄 교육학부의 김윤정 교수와 진흥원 정책·홍보팀의 전아림 주임, 통역을 맡은 서울대 사대 교육학과 석사과정의 안유진 학생이 함께 했다.

저녁상은 정통 남도 한정식으로 차려졌으며 막걸리가 반주로 곁들여졌다. 잡채와 불고기, 시금치나물 등 각종 나물류, 녹두전과 호박전, 도토리묵, 미역국에 홍어 무침과 돼지고기 수육, 생선회까지 갖은 음식들이 줄지어 차려지자 놀라는 모습이 완연했다. 채식주의자인 스웨덴의 졸라는 돼지고기 수육을 뺀 거의 모든 음식을 시식하고는 몇 번씩 상차림 전체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등 호기심과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Everyday Democrcy’ 이사인 브루스 말로리(Bruce L Mallory)

사회 : 일본에서 건너오신 아오키 활동가를 빼고 두 분은 긴 여정에다 도착한 뒤 휴식 시간도 없었을텐데 이렇게 참석해 주셔서 주최측인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을 대표해 감사 말씀 드립니다. 내일(21일)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대토론회가 진행되고 그 다음날에는 모두 출국하셔야 되는 바쁜 일정 때문에 이런 강행군이 불가피했습니다.

최근 한국에도 알려지기 시작한 ‘Everyday Democrcy’는 물론 ‘평생교육의 선진국’인 스웨덴의 ABF, 그리고 일본 시민대학의 대명사인 시부야대학, 이 세 단체 모두 평생교육과 민주주의의 관계에 대해 상당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곳인데, 이렇게 한꺼번에 모이셨으니 저녁을 겸해서라도 말씀을 듣고 싶어 촉박하게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거듭 감사 드립니다.

세 분 모두 한국 방문이 처음이신가요?

말로리, 졸마 : 예

아오키 : 한 번 방문했는데, 잠깐 들르는 정도였습니다.

말로리 : 올 때부터 가장 궁금했던 게 있습니다. 도대체 ‘Everyday Democrcy’를 어떻게 알게 됐나 하는 겁니다.

사회 : 한국의 시민들이 보통 사람들입니까? 특히 SNS나 인터넷을 잘 하는 깨어있는 네티즌들 사이에는 꽤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말 촛불집회를 거치면서 일상의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일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단체로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지요.

말로리 : 하하~, 그렇군요. ‘Everyday Democrcy’에서 함께 일하는 우리 동료들이 들으면 엄청 기뻐할 얘기입니다.



‘Everyday Democrcy’, 공평·참여 민주주의 구축이 목적


사회 : 말이 나온 김에 ‘Everyday Democrcy’를 잠깐 소개해 주시지요. 이 좌담 기사가 실리는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웹진 <다들>의 독자들이 상당히 진취적인 평생학습 활동가 혹은 전문가들인데요, 이 분들이 이 기회에 확실히 정체를 알도록 소개 부탁 드립니다.(웃음)

말로리 : ‘Everyday Democrcy’는 한마디로 “민주주의는 모든 세대마다 새로 태어나야 하며, 교육은 이를 위한 산파 역할을 해야 한다”는 존 듀이의 말을 현실에서 그대로 실천하는 단체입니다. 저희들의 활동 목표는 지역과 주, 국가 수준에서 공평하고 참여적인 민주주의를 구축하고 실현하도록 돕는 것이지요. 이걸 위해 각 지역에서 직접적인 활동 참여자와 조력자를 모집해 모임을 만든 뒤 민주주의에 대해 토론하고 토론 결과를 실천할 액션 포럼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과 주, 정부의 제도와 정책에 영향을 주고 개인도 변화하는 세상을 꿈꾸고 있지요. 지금까지 뉴멕시코 어린이돕기 첫걸음, 정신건강을 지켜내기 위한 전국적 대화, 지역 사회와 경찰의 관계 개선 등에서 뚜렷한 성과를 냈습니다.

사회 : ABF, 그러니까 ‘스웨덴성인교육협회’는 스웨덴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교육단체인데요, 졸마씨가 소개를 좀 해 주시지요.

스웨덴 최대의 교육단체인 ‘스웨덴성인교육협회’(ABF) 대표로 참석한 커스티 졸마(Kirsti Jolma)

졸마 : ABF는 그 지부가 스웨덴 대부분의 지역에 죄다 결성되어 있습니다. 역사도 105년이나 되지요. 정치적으로는 독립조직이면서 노동운동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구요. ABF 산하에 68개의 회원 단체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ABF 모토 “가장 적게 받는 이들에게 가장 많은 것을 주자!”


ABF의 모토가 재미있습니다. “가장 적게 받는 이들에게 가장 많은 것을 주자!”, 어떻습니까?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지요. 스웨덴 성인교육의 초석은 study circle이라고 부르는 학습 동아리로, ABF가 이런 동아리를 다 아우르고 있는데, 이 학습 동아리를 통해 스웨덴의 민주주의가 완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스웨덴 민주주의와 학습 동아리는 긴밀한 관계에 있습니다. 학습 동아리 외에 이민자 대상 교육, 직업훈련, 코칭과 매칭 등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사회 : 시부야 시민대학은 <다들>에서도 한 번 크게 다룬 바 있고, 우리 진흥원 스텝들이 직접 일본으로 가서 시부야대학의 운영 실태 등도 견학한 적이 있어 관심이 많습니다. 저희 진흥원도 당장 내년부터 서울 개방형 자유시민대학을 서울시로부터 이관 받아서 운영해야 하는데, 이 기회에 시민대학에 관심을 가진 한국의 평생교육 활동가들한테 시부야대학을 제대로 소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본 시부야 시민대학의 자원 활동가 유리 아오키

아오키 : 도쿄의 시부야 지역에는 카페와 볼링장, 영화관, 레스토랑 등꽤 규모가 큰 상업시설이 있는데, 이 상업시설을 캠퍼스로 활용해 누구나 배울 수 있는 수업을 제공하는 비영리 법인입니다. 2016년에 개교 10주년을 맞았으니 역사도 제법 길구요. 현재 학습자, 그러니까 학생들은 2만5천 여명이 되고 스태프도 400여명이 활동하고 있지요.
재미있는 건 노령화 되어 가는 일본 사회의 추세와는 달리 시부야대학의 학습자 중 60% 이상이 20~30대 청년이라는 점입니다. 누구나 학습자가 될 수도, 선생님이 될 수도 있는 시스템으로, 자신이 받고 싶은 수업을 누구나 직접 만들 수도 있구요.

사회 : 저희 진흥원이 10월 말에 개관 예정으로 있는 ‘모두의학교’와 컨셉이 아주 비슷하네요.

이 대목에서 주문한 막걸리가 나왔다. 각 자리 앞에 놓인 잔에 막걸리를 가득 채운 뒤 건배를 하자고 제의했다. 사회자가 “Be Successful!”을 선창하면 “Debate Forum!”으로 받는 식이다.

사회 : “Be Successful!”

일동 : “Debate Forum!”

말로리 : 외신 뉴스를 통해 지난해 말의 한국 촛불집회에 대해 더러 듣긴 했는데, 좀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특히 촛불을 들고 진행한 평화집회라는 점 때문에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모두 감동을 했는데요.

사회 : 당시 박근혜 대통령 뒤에 이 양반을 실제로 움직이고 조종하는비선 실세가 있었어요. 최순실이라고. 이 비선 실세와 그 사람한테 조종 당하는 대통령 탓에 한국 사람들이 그토록 어렵게 쟁취한 민주주의가 완전히 파괴되고 무너지는 걸 국민들이 들여다 본 거예요. 국민들은 이 얼토당토않은 사실에 경악하고 실망하고 분노했지만 그걸 절제하고 촛불을 들고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집단 시위를 광화문 광장에서 몇 달을 계속한 겁니다. 연인원 천 만 명이 넘는 국민이 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대통령 탄핵”과 “민주주의”를 외쳤지요.



“탄핵 시위의 핵심은 촛불, 비폭력과 평화적 방법으로 성공해”


졸마 : 제 생각에 대통령 탄핵 시위의 핵심은 촛불에 있었다고 봐요. 그것 때문에, 그런 비폭력과 평화적 방법 때문에, 더욱 많은 사람들이 동조를 하고 거리와 광장으로 나왔을 겁니다.

말로리 : 저도 대학생 때인 1960년대, 베트남전쟁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했는데요, 그때 저희도 항상 촛불을 들고 평화집회를 했었지요. 당시 촛불은 평화의 상징이었습니다.

졸마 : 스웨덴에서도 많은 시위가 있지만 촛불을 사용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한국에서 보니까 촛불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군요.

한국의 촛불집회에 대해 깊은 감동을 받았다는 졸마

사회 : 지난해 촛불집회, 촛불시위를 함께 하거나 지켜본 한국의 평생교육 전문가들은 촛불집회가 열린 광장이 하나의 거대한 교실, 민주주의를 학습하고 깨우치는 살아 있는 강의실 역할을 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이 이번 대토론회의 주제를 ‘광장 민주주의-담장을 넘어 일상으로’라고 정한 이유도 평생학습만이 광장에서 깨우친 민주주의를 일상에 뿌리내릴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지요.

시간이 좀 지났는데, 어렵게 오신 분들 얘기를 좀 더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말로리씨께서 ‘Everyday Democrcy’의 현재 활동에 대해 조금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시지요.

말로리 : 저희 단체는 원래 스칸디나비아 모델의 학습동아리 자원센터였습니다. 처음에는 단체 이름이 없었다가 주민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Everyday Democrcy’라고 이름을 붙였지요.

민주주의 강화를 위한 노력이 사회 전반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 말로리

저희는 정부보다 시민의 참여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무리 트럼프가 정권을 잡았더라도 우파 시민들이 우리와 함께 한다면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우파 시민들은 단체 행동을 싫어하더군요. 저희는 소그룹을 만들어 행동하는데, 우파 시민들이 그렇게 그룹 만드는 것에 거부감이 있어 끌어들이기가 힘듭니다.

사회 :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어떤 원칙이랄까 기준이 있을 것 같은데요?

말로리 : 당연히 있지요. 저희는 공정하고 포괄적인 민주적 변화는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누구나 정직하게 말하고 신뢰할 수 있을 때, 시민과 기관이 함께 일할 기회를 가질 때, 권력이 분석되고 공유될 때, 소외되고 배제된 사람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때, 마지막으로 민주주의 강화를 위한 노력이 사회 전반에서 이뤄질 때, 이럴 때라야 우리가 바라는 민주적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지요.

대중의 민주주의 참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가를 평가하는 기준도 있습니다. 세 가지인데, 바로 합법성, 효과성, 형평성입니다. ‘첫째, 정책 결정이 합법적이고 투명한가? 둘째, 결정으로 인해 문제가 해결되고 목표가 성취되는가? 셋째, 누군가의 희생 없이, 특정 집단에게 유리하지 않게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는가?’ 이 세 가지를 보면 됩니다.
저희는 현재 개인 코칭 확대, 차세대 참여 민주주의 리더 양성, 민주주의 운동과 인프라 강화, 성공사례 공유, 사업 확장을 위한 재원 마련을 통해 미국의 공평하고 참여적인 민주주의 구축을 도우려는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스웨덴, ‘민주주의 근간’은 평생교육 믿음, 100년 전부터 정착”


사회 : 스웨덴 ABF 사정은 어떻습니까?

졸마 : 그나저나 한국 음식과 일본 음식이 다르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웃음) 저는 두 나라 음식이 똑같은 줄 알았거든요. 아, 그런데 같은 북유럽이라도 스웨덴 음식과 노르웨이 음식이 다른 것처럼 한국과 일본 음식이 각각 다르군요.(웃음)

스웨덴은 1800년대부터 민주주의의 한 과정으로 평생교육이 시작되었습니다. 1901년에 최초의 학습 동아리가 생겼났구요. 평생교육이 민주주의의 근간이 된다는 생각을 100여년 전부터 해온 셈이지요.

민주주의의 한 과정으로서의 평생교육의 중요성을 주장하는 졸마

스웨덴 성인 교육의 4대 목표가 있어요. 그 가운데 첫째가 “민주주의를 발전·강화시킨다”입니다. 그만큼 평생교육과 민주주의의 관계를 긴밀하게 보고 있는 것이지요. 둘째는 “교육수준은 높이고 격차는 좁힌다” 셋째가 “삶의 질을 높일 기회를 제공해 공동체를 개선한다”, 마지막 넷째가 “문화활동에 대한 관심을 높인다”입니다. 이 네 가지를 위한 초석이 바로 학습 동아리이지요.
1912년 시작된 학습 동아리는 자발적이라는 점이 특징이구요, 거의 모든 주제를 포괄합니다. 요가, 합창, 도예는 물론 코란 읽는 법, 태국음식 요리, 오래된 건물 개조, 포토샵까지, 정말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지요. 덕분에 오늘날 스웨덴은 강한 민주주의 감성이 싹텄고, 강력한 노동조합과 사회시스템에 대한 높은 신뢰, 낮은 부패 수준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디지털 변환이 확장되고,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들이 대거 참여하는 등 변화가 있겠지만, 스웨덴의 성인교육은 새로운 방법과 재원 조달로 효율성을 꾀할 것입니다. 이 모든 게 학습 동아리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요.

사회 : 그러고 보니까 학습 동아리야말로 스웨덴 평생교육의 처음이자 끝이군요. 아오키씨 스피치 발표문을 보니까 자신을 ‘N女’라고 정의했던데, 무슨 뜻인가요?

아오키 : ‘N女’란 일본에서 NPO나 사회적 기업 등에서 일하는 여성을 의미합니다. 일본에서는 최근 좋은 대학 나와서 대기업에서 일하다가 ‘N女’로 전직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저도 꽤 잘 나가는 광고 회사에서 일하다가 그만 두고 시부야대학으로 와서 일하는 거거든요.



“시부야대학, 상업지구 상인-학습자 윈윈 시스템 구현”


인생 100세 시대가 되면서 일하는 것이 사는 것 자체가 되고 있고, 조직에 고용되기보단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자신의 의사로 선택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지요. 특히 통계를 보면 일본 여성들은 일에서 보람을 찾을 수 있고 근무 시간과 여건, 직장 분위기가 좋은 곳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NPO는 그런 조건에 맞는 직업이지요. 저는 NPO로 일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시부야대학의 존재에 관심이 있었고, 스스로 일을 만들어 나가고 싶었기에 참여하게 된 것이구요. 그리고 여기에서 일했던 실감이 자신감이 되어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시민으로 설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저 스스로 변화하면서 주변 사람들도 참여시키면 스스로 움직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매일의 삶도 변화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매일매일이 흥분되고 신나는 나날입니다.

사회 : 말씀 들어보니까 아오키씨는 천부적인 ‘N女’이군요.(웃음) 시부야대학 최근 상황은 어떤가요?

아오키 : 시부야대학은 11년 동안 매월 3번째 토요일에 8개의 평생학습 강좌를 운영해왔습니다. 2~3시간의 원데이클래스이지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데, 얼마 전에는 호주에서 차(tea)회사를 연 창립자를 불러 인생 이야기도 듣고 차도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이 클래스들은 인터넷 접수가 금방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좋았습니다. 강의장은 시부야구 안에 있는 상업시설을 활용하는데, 지역 자체를 캠퍼스로 만든 건 시부야대학이 처음이었지요. 10년 전에는 무척 신선한 일이었습니다. 처음엔 3명이 시작했지만 지금은 400명의 스태프들이 있을 만큼 성장했어요. 가게 주인들도 새 손님을 유치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에 상업시설을 기꺼이 빌려주십니다. 주민과 학습자가 서로 윈윈하는 시스템이지요.

스스로 변화하면 주변 사람들도 변화가 일어난다며 참여와 학습을 강조한 아오키

사회 : 가게를 하는 상업지구 주민과 학습자가 윈윈하는 시스템이라는말이 귀에 쏙 들어옵니다. 학습자가 몰리면 가게 선전이 되니까 선선히 가게 공간을 학습장으로 내 준다는 건데요, 이런 윈윈 시스템은 우리 나라 민간 평생학습 활성화를 위해서도 깊이 고민해 봐야할 대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긴 여정에 피곤하실텐데 장시간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세 분은 내일 유럽과 미국, 아시아를 대표해서 ‘평생학습과 일상의 민주주의’에 대해 이슈 스피치를 해 주실 예정입니다. 오늘 말씀 듣고 보니까 세 나라 모두 평생학습에 뿌리를 둔 민주주의적 실천을 해 오셨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를 통한 경험과 지혜를 평생학습과 민주주의를 고민하는 많은 대한민국 활동가에게 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부디 내일 좋은 스피치 부탁드리고 오늘 밤이라도 편한 휴식 취하시기 바랍니다. 장시간 감사합니다.

정리/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김영철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