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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가장 멋진 학습입니다

나효우(착한여행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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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배움>에서는 우리 사회의 스승이자 시대의 사표와 함께 배움과 학습의 참된 뜻을 헤아려 봅니다.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며, 웹진 <다들>의 발행인인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김영철 원장이 인터뷰 진행자(인터뷰어)로 나섭니다.

<다들, 배움>과 함께 해주신 분들
창간호고 신영복 전 성공회대 석좌교수
2호김신일 서울대 명예교수
3호박원순 서울시장
4호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
5호최재천 국립생태원장‧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6호박재동 한예종 교수
7호홍세화 협동조합 ‘가장자리’ 이사
8호김제동 방송인
9호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
10호이형우 마이다스아이티 대표
11호박영숙 느티나무도서관 관장
12호조은 동국대 명예교수
16호권지웅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 이사장
17호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
18호최열 환경재단 대표
19호김용택 시인
20호서재경 남도학숙 원장‧아름다운 서당 이사장

나효우는 누구인가?

서울신학대학 재학 시절, 관악구 난곡동의 낙골교회를 통해 빈민운동과 인연을 맺었다.
1989년 도시빈민연구소(현 한국도시연구소)에서 본격적으로 빈민 활동을 시작한 뒤 1990년 아시아주거권협의회(ACHR) 한국 대표, 1995년 세계정주회의 한국위원회 사무국장을 지냈다.
1999년부터 7년 동안 필리핀 퀘손시에 사무국을 둔 아시아주민공동체연합(LOCOA)에서 사무총장 직을 역임했다. 아시아 시민운동과 빈민 활동뿐만 아니라, 2002년 2월 환경연합, 아름다운 재단 등이 공동 설립한 아시아NGO센터의 시민운동가 연수프로그램을 주도적으로 꾸려왔다.

다양한 활동 끝에 여행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2009년 여행자와 방문지역 모두에 도움이 되는 공정여행을 모토로 한 사회적 기업 ㈜착한여행을 설립했다. 서울시 ‘동행’ 프로젝트, ‘지구를 살리는 녹색여행’ 캠페인, 피스보트 크루즈 등 국내외 다수의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1989년 세계여행자유화 이후 한국에서 해외여행은 더이상 신기한 일이 아니고, 매년 휴가철과 명절 연휴가 되면 인천공항은 북새통을 이룬다. 여행이 대중화됨에 따라 2000년대 후반 ‘공정여행’이라는 개념이 대두되었다. 오로지 먹고 노는 여행이 아니라 여행지 주민들과 소통하고,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 여행에 대한 요구가 생긴 것이다. 우리나라에 공정여행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이를 여행상품으로 만들어낸 이가 바로 착한여행사 나효우 대표이다. 이번 호 <다들>의 주제인 ‘길 위에서 배우다’를 온 몸으로 체화한 나효우 대표를 이달의 인터뷰이로 만났다. 인터뷰는 제헌절인 7월 17일 오후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원장실에서 진행됐고, 진흥원 김혜영 정책·홍보팀장과 전아림 주임, <다들>의 이유정 기자가 함께 했다.


‘여행지’와 ‘여행자’에 더해 ‘여행의 기회’도 공정해야

몇 년 전부터 ‘공정’ ‘공정’하는데, 거기에 ‘여행’까지 붙은 ‘공정여행’이 뭡니까?

여행 다녀온 사람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게 뭔지 물어보면 대부분 사람과 만난 에피소드를 이야기합니다. 자연의 웅장함, 찬란한 문화유산도 좋지만, 감동을 주는 건 대체로 어떤 사람을 만나 교류한 경험일 때가 많습니다. 공정여행은 첫째, 현지 사람과 동등하게 만나 교류하는 여행, 둘째,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는 여행, 셋째, 지역 경제를 활성화(로컬푸드 먹기, 로컬시장 이용하기)하는 여행입니다.
저희가 만든 여행상품 중 큐슈 종주여행이 있습니다. 여행 중 홈스테이를 1박 하는데, 한국 사람들에게는 한국의 음식재료를 싸오게 하고, 그곳 주민들은 로컬푸드를 준비해서 식당을 빌려 함께 점심을 만들어 먹고, 서로 자기네 나라 음식을 소개하며 교류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보통 2~3명 정도가 함께 자는데,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도 한자를 쓰거나 바디랭귀지를 통해 소통합니다. 여행 다녀와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홈스테이 교류를 가장 좋았다고 기억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여행상품을 기획할 땐 한 번 정도는 꼭 교류 프로그램을 넣고 있습니다.
또 보통 해외봉사의 경우, 페인트칠을 하거나 아이들을 모아 교육하거나 하잖아요? 그런데 이걸로는 교류가 잘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이 경우에도 저희는 그 마을의 청년들을 조직해서 미리 협의를 합니다. 한국의 대학생들이 왔다 가면 마을에는 무엇이 남을까, 마을은 무엇을 원하는가를 협의하고 준비한 후에 만나니 훨씬 도움이 되고, 효과도 좋습니다.

공정여행 전에 ‘공정무역’(fair trade)이라는 말이 먼저 있었지요. 여성환경연대에서 베트남과 필리핀 등의 원주민들이 만든 옷이나 가방 등을 소개하면서 시작된 비즈니스입니다. 공정무역이 생산지와 생산자의 거래가 공정해야 되듯, 공정여행(fair travel)은 여행지와 여행자의 거래가 공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뿐 아니라 여행자끼리도 공정해야 해요. 우리는 대부분 거래의 공정함을 생각하지만, 여행자 내부의 공정도 중요합니다. 여행자 중에서도 노인, 장애인, 여성, 가난한 사람 등에겐 여행의 기회가 공정하지 않아요. 모든 여행자에게 여행의 기회를 준다는 것(travel for all)은 학습적으로 상당히 소중합니다.
나이 드신 분들이 한글을 깨치고 소원이 뭐냐고 쓰라고 했더니, 20명 중 17~18명이 여행가고 싶다고 썼어요. 깜짝 놀랐습니다. 손주 본다고 맨날 방에 처박혀 있는데, 훌훌 버리고 나가고 싶으신 거지요. 장애인들에게도 물어보면 “체험 같은 거 다 필요 없고, 차를 타고 어디든 가면 좋겠다”고, 창밖으로 풍경만 봐도 행복하다고 합니다. 수학여행도 돈을 내야 되니, 돈 없는 애들은 못가잖아요? 여행을 한다는 건 학습하는 건데, 사실 여행이야말로 가장 멋진 학습이거든요. 그런 기회를 박탈하는 건 문제가 있는 거잖아요?


국수적이고 편협한 나를 성장시킨 건 바로 ‘여행’

여행이 학습이라, 그것도 멋진 학습이라, 그럴 듯 합니다만….(웃음)

저는 여행을 통해 자란 거 같아요. 저는 원래 도시빈민사업을 하던 사람입니다. 서울 난곡동에서 빈민 활동을 했었는데, 맨날 우리 동네 주민들과 술 마시고 놀다가, 아시아 빈민대회가 열렸고, 저희 동네에도 10여명 정도가 오셔서 잠을 잤어요. 스페인, 멕시코 분들이 왔는데, 그때 제가 충격을 크게 받았어요. ‘내가 너무 민족주의, 국가주의에 빠져 있구나’, ‘가난의 문제는 전 세계적인 문제인데, 나는 왜 자꾸 한국 사람들을 옹호하려고 하지?’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런 내가 치졸하고 속 좁아 보였습니다. 그때 국가와 민족을 넘어서 사람을 만난다는 게 무엇인지 알게 된 거지요.
그때 데니스 머피(Dennis Murphy)라는 예수회 신부 출신의 빈민 활동가를 만났습니다. 필리핀에서 빈민 활동을 40여 년 동안 하시던 분인데, 그 분을 따라 세계 곳곳을 다니며 배우고 체험하면서 세계를 보는 눈이 확 달라진 겁니다. 제가 20대 때의 이야기입니다. 뒤늦게 알고 보니 체 게바라, 마오 등도 모두 여행으로 인생이 바뀐 사람들이더라구요.
여행이 학습이라는 말은 주입식 교육을 뜻하는 게 아니에요. 그냥 놔두면, 풀만 보고 바다만 봐도 깨달을 수 있지요. 오픈해놓고 가만 놔두면 깨닫게 된다는 걸 그때 알게 된 겁니다.
저 혼자 이렇게 다니니까 동료,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시민사회의 시야가 국수적인 것도 여행이 없고, 쉼이 없어 그렇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단어가 ‘성찰’(reflection)인데, 깊이 있는 성찰을 위해서는 반성으로 되는 게 아니라 객관적인 조건이 되어 있어야 해요. 자유로운 공간, 다른 걸 볼 수 있는 시간이 제공되어야 하고 그것이 바로 여행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필리핀 마닐라에 센터를 하나 만들고 시민운동가들을 불러 쉬게 하고, 오후에는 영어공부도 시키고 했지요. 당시 막사이사이상을 받은 박원순 시장이 상금을 기부해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처음엔 한국 활동가들을 초청했는데, 나중엔 미얀마, 태국 시민 활동가들도 와서 합류했어요. 브릿지 리더쉽을 컨셉으로, 동종 간의 연대가 아니라 이종 간의 연대를 추구했지요.

빈민사업을 하시다, 여행업으로 장족의 발전을 하셨습니다.(웃음) 2009년에 착한여행사를 설립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계기로 여행사를 직접 만들었나요?

제가 어느 날 여행을 다니다 해외에서 한국의 패키지 여행객을 만난 적이 있어요. 반가워서 인사를 했는데, 인솔자가 싫어하더라고요. 왜 그럴까 싶었고, 그 사람들은 돈도 많이 내고 왔을 텐데 사진만 찍고 가는 것도 아쉬웠어요. 얼마 후 고등학생들이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갔다가 마사지 숍에 갔다는 뉴스가 대서특필됩니다. 그 뉴스를 보면서 어른들한테 배울 거나 따라할 게 이것밖에 없나 싶더라고요. 기억나는 여행을 의미 있고 재밌게 갈 수 없을까? 그때부터 고민했습니다.
사람이 세계 인식을 넓히는 방법에는 독서와 여행이 있지요. 매년 1천만 명 이상이 여행을 가는데, 조금만 더 넓게 생각하고 현지인을 존중하는 마음이 있으면 더 많은 걸 배울 텐데 라는 생각이 들어, 캠페인을 시작했어요. 대안여행, 공정여행 같은 것입니다. 국내엔 아쉽게도 그런 여행 프로그램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시험적으로 만든 것이 메콩 강 시리즈였습니다. 이전까지 모든 여행사들은 한결같이 국가 단위로 여행을 표기했습니다. ‘베트남 4박5일’ 하는 식으로요. 그렇게 국가별로 보기보다 강줄기 하나를 따라 가면서 음식문화, 집의 모양, 언어 등을 살펴보면 좋은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어 메콩 강을 코드로 만들어봤지요.


‘착한 여행’은 여행업계의 유기농

착한여행이 대중적으로 얼마나 알려져 있지요? 좀 알려져야 장사도 되고 장사가 좀 되어야 지속가능할 텐데요.

2013년 12월 한국관광공사에서 여론조사를 했는데 33.4%가 ‘착한여행, 공정여행을 하고 싶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저도 놀랐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착한여행을 알고 있다니! 착한여행은 이를테면 여행업계의 유기농입니다. 우리나라에 유기농 시장이 없었잖아요? 그러나 지금은 전체 소비자의 30% 정도가 유기농을 먹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여행업에 공정여행이라는 시장이 없다가 생긴 겁니다. 가격은 좀 높지만 팁을 따로 주거나 추가옵션을 할 필요가 없어 많이들 좋아하십니다.
착한여행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전국에 공정여행사는 몇 군데 없었습니다. 지금은 100여개가 넘어요. 문광부에서 지원해서 농촌에서는 마을관광 주민여행사인 두레여행이 전국 30여개 있습니다. 공정여행사끼리 협의회도 있구요, 일반 여행사와의 교류회도 한 달에 한 번씩 열고 있습니다. 일반여행사를 적으로 놓는 게 아니라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해 함께 힘을 합치고, 파이를 키우고 싶습니다. 큰 여행사들도 지속가능한 여행 이야기를 하면 긍정적으로 생각해주십니다.

그럼 지속가능성이 높다는 말이군요. 사업은 잘 되고 있나요?

여행업계는 지금 위기상황입니다. 저가여행사, 온라인여행사가 세를 형성해 기존 여행사들의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이지요. 요즘 여행 가려고 할 때 숙박은 어디를 이용해 예약하나요? 부킹닷컴, 익스피디아 같은 데 보시지요? 이게 다 글로벌 여행사입니다. 우리나라 자생 여행사는 하나도 없어요. 호텔은 이미 온라인 여행사가 장악했고, 항공도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전국에 1만5천개의 여행사가 있는데, 상위 20개의 여행사가 전체 관광수익의 73%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온라인 여행사까지 합세해 앞으로 5년 내에 지각변동이 어떤 식으로 될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 중에 저희 같은 여행사를 SIT(Special Interest Tourism, 특수목적관광)라고 부르는데요, 이런 여행사들은 소수지만 오히려 자생력이 있어요. 가격이 아닌 가치로 경쟁하니 차별화가 되어 생존율이 높은 편입니다. 여행업계 전반적인 불황에도 매년 성장하고 있으니 약간 미안할 정도이지요.
수탁금이라고 해서 항공 호텔 포함하면 30억 정도 되는데 그 중 4~5억 정도가 매출이익입니다. 이 여행업이 기본이고, 거기에 교육관련 컨텐츠인 마을여행, 마을관광 등의 프로젝트를 하고 있습니다. 마을 여행은 평생교육 쪽에서 요청이 많이 와요, 시리즈로 만들어달라고. 은평, 관악, 서초구의 평생학습관에서 요청이 들어와서 컨설팅도 하고 프로그램을 만들었지요. 지방도시로까지 확장 중입니다. 마을 여행은 태국 등 아시아에서 발달했는데, 지역민들이 투어가이드도 하고 특산품도 팔면서 마을주민들이 주도하는 여행이에요. 이게 잘 되면 상관이 없는데, 잘못될 경우 젠트리피케이션처럼 투어리피케이션 현상이 나타나요. 북촌, 서촌, 이화동의 경우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주민들이 괴로워합니다. 이를 오버투어리즘이라 하는데, 저희가 지금 종로구와 함께 관광객과 주민이 충돌하는 지점을 연구하여 완충프로그램을 연구 중입니다.

공정여행이라고 해서 해외여행만 생각했더니 정말 다방면의 일을 하시는군요?

초기에는 사실 여행보다 연구, 정책토론, 교육, 캠페인을 더 많이 했습니다.
10여년 전만해도 여행하면 문제가 생겨야 신문에 나왔잖아요? 롤렉스나 모피 쇼핑, 바가지요금이나 먹튀 등이 문제로 보도되구요. 그래서 대안여행 캠페인을 많이 했습니다. 쇼핑을 위한 관광, 화류계 여행 말고 환경을 보호하고 현지 사람들을 존중하는 여행을 하자는 캠페인, 또 전교생이 다 가는 대규모 수학여행 대신 2~3반이 함께 가는 소규모 테마여행을 수학여행으로 하자는 캠페인을 했지요.
착한여행사 설립 첫 해에는 참 행복했습니다. 이런 일이 처음이라 이 사업이 흥하는지 망하는지도 몰랐고 아무 생각이 없었거든요. 다음해부터 배고프고 힘들기 시작했는데, 맨날 캠페인이나 하고 있으니 직원들이 “여기가 여행사냐, NGO단체냐?” 불만이 폭주했지요. 최고로 힘들었을 때는 2014년입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해이지요. 이걸 보면서 내가 운전을 잘해도 뒤에서 누가 들이박으면 안 되는구나, 그게 비즈니스구나, 하는 걸 깨달았습니다. 원래도 여행사는 2~5월이 비수기입니다. 그런데 세월호 이후 여행 가자는 이야기를 꺼낼 수 없는 분위기가 되었고, 홍보 마케팅을 못하게 되었지요. 여행 가기로 했던 곳도 줄줄이 취소를 하구요. 4월부터 10월까지 손가락만 빨고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다행히 연말이 되기 전에 11월부터 갑자기 매출이 올라갔습니다. 이후 메르스, 사드 등 지속적인 악재가 발생했지만 리스크 분석을 통해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지금 관악구에 사무실이 있고, 직원은 10명입니다.


평생학습과 마을여행

여행업이라 에이전트가 있고, 가이드도 필요할 텐데 그런 것들은 다 어떻게 확보를 합니까?
파트너쉽이라고 해서 해외 지부가 있습니다. 여행업은 저희가 보내고, 여행지에서 받는 것이지요. 받는 사람들이 받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궁극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받는 사람들의 자력갱생, 자활입니다. 저희가 보낸다고 무조건 받는 게 아니라 때에 따라서는 오지 말라고 할 수 있는 거예요. 그러려면 이 집단이 완결성을 가져야 하는데, 숙소, 안내 등 7가지 요소를 갖추고 협의할 수 있는 센터가 되면 가능합니다. 이 센터를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제안해서 라오스, 캄보디아, 필리핀, 네팔, 인도네시아에 세웠고, 최근에 제주도에도 생겼습니다. 이 분들이 다 저희 직원인 겁니다. 센터가 없는 경우에는 NGO단체라든가 믿을만한 모임과 연결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해요. 마을에 좋은 특산품이 있고, 배울 것이 있고, 맛있는 집이 있어도 그걸 꿰는 역할이 필요하거든요. 그걸 하나로 쭉 꿰는 게 여행업입니다. 저는 평생학습을 좋아하거든요. 시민학습, 평생학습을 위해선 툴(tool)이 필요해요. 오라고 해서 강의실에서 강의하는 방법도 있지만, 학습의 방법 중에는 놀이나 문화로 하는 방법도 있잖아요? 모여서 놀다보면 오는 깨달음이 있거든요. 놀이나 여행으로서의 평생학습을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과 같이 협의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좋습니다. 저희도 개방형 시민자유시민대학을 본격적으로 맡아 추진할 계획이고, ‘모두의 학교’라는 평생교육종합센터가 10월에 금천구에서 개관합니다. 컨셉이 ‘브릿지’구요. 모든 세대가 자신의 학교를 만들 수 있는 학교거든요. ‘모두의 학교’와 ‘착한여행’이 조인트해서 커리큘럼을 만들면 좋겠네요. 조직적, 내용적으로 융합시켜보고 싶습니다. 강의실을 떠난 교육을 해보고 싶은 것이지요.

좋지요! 마포구에 석유비축기지가 있는데, 문화비축기지로 바뀝니다. 거기다 여행대학과 지구마을대학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여행대학에선 예를 들면 중고등학생들이 잠옷을 입고 동네 돌기 같은 걸 합니다. 학교와 집만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하던 애들이 안전한 우리 동네에서 산책하면서 자기 동네를 알아가는 그런 프로젝트이지요.
원래 지구마을대학은 제주도에 만들려고 했던 거예요. 대안학교 출신만 받는 것도 아니고, 나이와도 상관없이 사람을 받아서 한 학기 정도 코스로 학제 없이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하게 하는 인문교육 과정입니다. ‘모두의 학교’와 컨셉이 비슷하네요.
이제는 개인이 여행업을 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지금 평생학습을 받는 50대 이상들이 여행업으로 자기 디자인을 할 수 있습니다. 기자 출신으로 글을 잘 쓰는 시니어라면 ‘여행+글쓰기’를 디자인 할 수 있고, 사진 잘 찍는 분은 ‘여행+사진’으로 디자인 할 수 있는 겁니다.


게스트하우스가 동네 허브가 되는 그 날까지

마지막으로 착한여행사의 장기적 비전은 무엇입니까?

하하, 이건 영업비밀인데요…. 여행업이라는 것은 힐링, 배움, 자극을 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게 ‘장소’입니다. 저는 이 장소에 관심이 있는데요, 간단히 얘기하자면 여행지의 숙박업소, 즉 게스트하우스 같은 걸 말하는 것이지요.
지금 서울시에 게스트하우스가 1천개가 넘습니다. 이게 전부 4~5년 전부터 만들어진 겁니다. 합법적인 것만 1천 개고, 실질적으로는 1천3백여 개가 돼요. 마포구 같은 경우 350개나 되는데, 한 동네에 이렇게 ‘게하’가 많다 보니 이분들이 서로 경쟁을 하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서로 문을 꽁꽁 닫아걸고 있지요. 저는 그 문을 어떻게 열게 할까에 관심이 있습니다. 게스트하우스는 게스트와 호스트가 교류하고, 게스트와 게스트가 교류하는 허브 역할을 하는 공간입니다. 여기서 하룻밤 자면서 이 동네 맛집이 어딘지, 어디서 재밌게 놀 수 있는지 물으면 다 나와요. 동네 인포메이션 센터인 겁니다. 그런데 이런 허브 1천여 개가 잠만 자는, 아침밥 먹는 곳으로 낭비되고 있는 게 아까워요. 이 게스트하우스들이 동네 허브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 저의 비전입니다. 이렇게 되면 청년들의 일자리와도 연결시킬 수 있고, 지역기반 학습공간으로도 기능할 수 있게 됩니다. 더 나아가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와도 연계할 수 있지요.

정리 / 김영철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원장
이유정 <다들> 기자